지난 5일 대구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경산으로 인파 몰려||대구시-경산시 방역

▲ 7일 0시께 대구 수성구 신매광장의 모습. 인적 없는 거리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 7일 0시께 대구 수성구 신매광장의 모습. 인적 없는 거리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대구지역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상향조정에 따른 풍선효과가 동일 생활권으로 꼽히는 경산에서 나타나고 있다.

오후 9시가 되면 대구지역 취객들이 경산으로 대거 이동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7일 0시께 대구 수성구 시지지구의 중심 상권 신매광장.

이곳은 오가는 인적 없이 적막감만 감돌았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불야성을 이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신매광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경산 옥산동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거리를 환하게 밝혔고 음식점 대부분 만석이었다. 좁은 거리에는 다음 행선지를 찾는 취객들과 흡연자들이 뒤엉켰다. 도로가에는 대구 쪽으로 가는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는 취객들이 줄을 섰다.

한 음식점 사장은 “지난 주말에 비해 매출이 20~30%가량 늘었다. 아무래도 대구 거리두기 강화로 경산으로 많이 넘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모든 음식점 영업이 오후 9시로 제한되자 가까운 경산으로 시민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경산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1.5단계로 음식점, 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은 없다.

이날 같은 시각 영남대학교 앞 오렌지타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이 무색할 정도로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거리에 늘어선 술집, 음식점, 노래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일부 유명 술집에는 긴 대기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손모(27·달서구)씨는 “성서지역에 살고 있지만, 대구시가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해 부득이하게 약속을 영남대 앞에서 잡았다”며 “집에 돌아갈 때는 대리운전을 불러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풍선효과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4월25일 경산에서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하자 반대로 대구 수성구에 경산시민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대구시와 경산시의 방역 엇박자로 거리두기 상향이 수성구와 경산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영남대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대구시와 경산은 물리적 거리나 행정 편제가 다르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생활권”이라며 “대구시의 2단계 격상은 방역정책의 본질을 해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각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시는 실내로 제한된 방역대책의 허점을 찾아 야외광장(코오롱야외음악당)에 시민이 몰린다는 지적(본보 5월31일 5면)에 따라 7일을 기점으로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광장을 부분 폐쇄하기로 했다.

▲ 7일 0시께 경산 옥산동의 한 음식점. 음식점 내부에는 손님들로 가득 했다.
▲ 7일 0시께 경산 옥산동의 한 음식점. 음식점 내부에는 손님들로 가득 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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