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아이디어로 행정기관의 문턱 낮춰||‘재난지원금 자동 신청 프로그램’ 개발…몇 분 소

▲ 이효정 주무관.
▲ 이효정 주무관.




상주는 자전거의 도시이자 곶감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조선시대에는 지금의 경북도청과 같은 행정기관이 있었던 경상도의 중심지였으며, 1970년대 말까지 인구 27만 명에 달하는 경상도의 대도시로 꼽혔다.

이렇다 보니 상주시민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상주는 자존심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능력 있는 인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상주시 함창읍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인 이효정(42) 주무관도 상주의 인재 중 한 명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이 주무관은 2013년 9급 공채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아이디어 하나로 행정기관의 문턱을 낮춘 명품 공무원으로 통한다.

창의적인 사고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민원인들이 반복해서 겪었던 불편을 확 덜어준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 주무관이 직접 만든 ‘정부 재난지원금 신청서 자동입출력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골목상권이 직격탄을 받는 등 지역경제의 위기가 이어지자 지난해 5월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었다.

하지만 지원 대상자들이 직접 신청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창구 접수를 하려고 행정복지센터로 몰린 탓에 센터의 업무는 마비될 상황이 됐다.



그는 “민원인과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신청서류를 작성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해결책을 고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던 중 행정안전부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를 활용하면 신청서를 간편하게 작성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주무관은 행정안전부의 각종 자료를 파일로 받았고, 이 중 신청서에 필요한 내용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신기하게도 신청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연락처를 입력하고 버튼을 누르자 모든 내용이 기록된 신청서가 출력됐다.

몇 분씩 걸리던 신청서 작성 시간이 10초 정도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단축되자 어르신을 포함한 신청 대상자는 물론 공무원들도 고생에서 벗어난 것이다.



상주시는 이 주무관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각 읍·면·동에 배포했다.

덕분에 골칫거리였던 재난지원금 신청 업무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열정적인 노력으로 상주시민이 겪어야 했던 번거로움이 단숨에 해결됐다.



이 주무관은 “평소 업무를 하면서 엑셀프로그램 사용 능력을 높인 덕분에 이 같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며 웃음 지었다.

특히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6월 행정안전부의 ‘적극행정 맛집 사례’에 뽑힌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가 공동으로 진행한 ‘제1회 적극행정 유공포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열린 ‘2020 경북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한 달 후에는 상주시 최우수 공무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19년에는 행정정보 공동이용 활성화에 대한 공로로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허가나 신고 등에 필요한 주민등록등본 등 관련 서류를 민원인이 직접 발급받지 않고 담당 공무원이 행정전산망을 통해 확인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한 아이디어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효정 주무관은 “민원인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공무원 본연의 의무”라며 “제도 개선을 통해 행정기관의 문턱을 더욱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일기 기자 kimi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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