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동성로, 헌팅포차만 웃고 나머지는 울상||수성구 신천시장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방긋

▲ 지난 3일 오후 8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에서 테이블 간 교류 유도용 주점 코인을 제공하는 한 헌팅포차 앞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 지난 3일 오후 8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에서 테이블 간 교류 유도용 주점 코인을 제공하는 한 헌팅포차 앞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비수도권에 한해 8인 이하까지 사적모임 인원제한 기준이 완화된 첫 주말을 맞아 대구 번화가 분위기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동성로에 시민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일대 상인들은 망연자실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아파트 밀집지역에 있는 먹거리골목의 상인 등은 장마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5인 이상 팀들이 늘어나 바쁜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오후 10시께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해야 할 클럽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연대책임으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영향이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방문한 시민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클럽골목 일대 음식점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긴 했지만 상인들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끼어져 있었다. 헌팅포차에만 젊은이들이 몰릴 뿐, 일반 음식점은 사적모임 인원제한 완화 효과를 못 누렸다.

한 음식점 매니저 최모(23)씨는 “평소 주말 같으면 클럽골목 일대 모든 가게에 손님들이 가득 차야하지만 지난 2일 클럽 관련 안전 안내 문자 때문에 평소 주말보다 방문객이 반절로 줄었다”며 “클럽으로 가는 손님들이 대부분 우리 손님들인데 (클럽이) 문을 닫았으니 모두 헌팅포차로 빠지거나 동네에서 술을 마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마까지 시작됐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시간 수성구 신천시장 일대.

음식점이 몰려 있는 이곳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를 보였다.

저녁식사를 하러 나온 가족들과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신천시장 일대 상인들은 5~6인 팀이 많아지는 등 예약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고깃집 직원 이모(37)씨는 “이전처럼 30~40인 단체 손님은 받을 수 없어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매출을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적모임 금지 때보다 3분의 1 정도 매출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방역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지만 오는 손님들은 그저 너무 반가울 뿐”이라고 웃었다.

음식점 곳곳에서 5~6인이 모여 술과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신천시장을 들린 한모(41)씨는 “지난 1일부터 8인 이상 모임이 가능해져 가족들과 함께 오랜만에 식사를 하러 나왔다”며 “이전에는 가족관계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해야해 최대한 외식을 자제했는데, 이렇게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고기를 먹으러 가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지난 3일 오후 8시께 대구 수성구 신천시장 일대 한 고깃집에서 5인 이상 단체 손님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 지난 3일 오후 8시께 대구 수성구 신천시장 일대 한 고깃집에서 5인 이상 단체 손님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