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첫 공개 비판한 윤석열, 악재 뒤집기ㆍ보수결집 노력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지난 3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나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지난 3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나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대선주자들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역사 인식을 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수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 경기지사도 이어받았다”며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이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 경기지사를 직격한 것은 처음이다. 이 경기지사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지지 세력을 결집하고 장모 실형 등의 악재를 뒤집기 위한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과 미 점령군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는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국정을 장악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다음 정권까지 노리고 있는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표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앞서 이 경기지사는 지난 1일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지난 3일 “승전국인 미국은 일제를 무장해제하고 그 지배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했으므로 ‘점령’이 맞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수 만 명의 미군과 UN군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한 불의한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인가. 죽고 다친 수많은 국군장병과 일반 국민들은 친일파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념에 취해 국민의식을 갈라치고 고통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 이재명 경기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며 “저는 역사와 외교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국제사회와 연대하겠다. 상식을 파괴하는 세력이 더 이상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윤 전 총장의 이념 공세는 X파일, 장모 구속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가운데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대선판도를 이 경기지사와 양강 구도로 굳히기 위한 역공으로 풀이돼 향후 이 경기지사의 반격이 주목된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 경기지사 때리기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경기지사가 미국을 ‘점령군’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대한민국의 출발을 부정하는 역사 인식이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이 경기지사가 세우겠다는 새로운 나라는 반미의 나라, 반일의 나라인가”라며 “대통령이 되면 또 친미-반미, 친일-반일의 편 가르기로 소중한 5년을 허송세월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경기지사가 말하는 공정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이 경기지사가 고집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대표적인 불공정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취업 기회를 빼앗긴 청년, 폐업 비용에 가게 문을 닫지도 못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소상공인 등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서민 대중의 형편을 외면하고 공짜심리와 표를 겨냥한, 공정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매표정책, 인기영합 정책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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