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군청 홍희득 주무관.
▲ 울릉군청 홍희득 주무관.






울릉군청에서 근무하는 홍희득(43) 주무관은 대구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닌 후 26살 때 고향인 울릉도로 돌아왔다.

이후 2005년 6월16일 울릉군청 수도계 지방방호원 기능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육아와 직장생활로 바쁜 탓에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독도에 머무는 상주 근무자를 모집한 2008년부터 그는 독도관리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 10일 주기로 교대근무를 이어갔다.

지금도 몇 년 주기로 독도관리사무소와 상하수도 사업소를 번갈아 가며 근무하고 있다.

홍 주무관은 울릉도 향토 봉사단체인 울릉청년단에 30대 중반의 늦은 나이로 입단했다. 울릉청년단에는 대부분 20대부터 가입한다.

다른 단원보다 10년가량 늦게 입단했지만 열정적인 봉사와 사명감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청년단장을 맡았다.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지역의 특성으로 울릉도는 해안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도 많다.

홍 주무관은 구조·다이버 교육을 받은 민간 구조대인 울릉특수수난인명구조대(이하 구조대)에도 가입해 해난사고 수습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몇 해 전 낚시하던 동네 주민이 실종돼 구조대가 수색작업에 투입 됐을 때, 그는 첫 수색작업에 동원됐다.

동료가 시신을 먼저 발견하고 함께 시신을 해경에 인도하는 과정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고 했다.

“꼭 집으로 보내드려야겠다는 심정으로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돌아가셨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올해 홍 주무관은 울릉특수수난인명구조대를 이끄는 대장이 됐다.

2015년에는 화장품 가게를 하시는 어머님이 가게 전등 교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형광등을 갈아야 했지만 업체는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했다.

다행히 인터넷을 검색해 전기료도 싼 LED 전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당시 전기업체는 관급공사나 대규모 공사에 집중하다 보니 가정의 전등 교체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때 전기라는 특성 때문에 전등 교체를 꺼려하는 사람이 많고, 육지보다 비싼 물류비와 설치비용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특히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울릉도는 전력생산단가도 상당히 높다.

LED 전등을 사용하면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어 울릉도의 청정환경을 보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처음에는 SNS를 통해 지인들에게 LED 전등 교체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설치비를 낼 필요 없으니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전등을 교체할 수 있다고 알렸다.

주민 문의가 들어오면 상담을 통해 인터넷으로 필요한 전등을 구매한 뒤 휴일이나 야간에 시간을 내서 설치했다.

1인 봉사활동을 통해 거둔 수익은 저소득층이나 결손가정,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의 LED 전등 교체비용으로 지원했다.

봉사활동이 바빠질 무렵 한국전력 울릉지점에 근무하던 김효동(43)씨가 합류하면서 더 많은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량이 늘어난 덕분에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자연히 이웃을 위한 기부금도 더 많이 쌓였다.



이때부터 자원봉사센터와 장애인센터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의 명단을 확보해 찾아가는 봉사활동에 나섰다.

수익을 모아 결손가정의 아이들에게 노트북을 사주기도 했다. 희망자가 늘면서 숙박업소나 식당에서도 교체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기존에 교체해 준 LED 전등을 수리해 달라는 주문도 쏟아지고 있단다.

또 가로등이 없는 시골마을에 태양열 가로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설치하는 일을 시작했다.

홍희득 주무관은 “자신의 작은 노력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큰 도움과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직접 느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재훈 기자 l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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