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중재에도 백제 발언 공방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공방이 연일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대선 경선 후보 탄소중립 공약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대선 경선 후보 탄소중립 공약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지도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요동치는 지지율 속에 달아오른 공방이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두 후보 측근의 입을 빌린 ‘대리전’은 27일 더욱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재명 캠프는 이날 이낙연 후보 측이 이른바 ‘백제 발언’을 편협하게 왜곡했다며 “선의를 악의로 갚는 전형적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후보 캠프는 “이재명 후보가 호남 불가론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재명 캠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누구도 지역비하 얘기를 우리 캠프 측에서 꺼낸 적이 없고, 이낙연 캠프에서 꺼냈다”며 “지역 비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평생을 걸고 극복하고자 했던 내용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마당에 ‘원팀 협약식’이 무슨 의미냐는 강경한 흐름도 있다”고 전했다.

김영진 캠프 상황실장 역시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대표를 겨냥 “자기 논리를 합리화하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분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은 대단히 나쁜 형태의 네거티브”라며 “네거티브로는 1등을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이 전 대표가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으며 “당시에는 반대에 대한 의사가 없었고, 17년이 지나서야 ‘내가 반대했다’고 불투명한 표현을 했다”라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 최인호 종합상황본부장은 한 라디오에서 “이 지사의 인터뷰 전문을 다섯 번 정도 다시 읽어봤는데, 특정 지역 불가론 인식을 분명히 드러냈다”며 “지역주의에 기초한 선거 전략을 가졌다는 의구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본부장은 “정치적 양심을 걸고 반대했다고 명확히 수차례 밝힌 것을 거짓말로 몰고 가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소환해서 네거티브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을 모신 비서 출신으로서 상당히 유감”이라고 받아쳤다.

더욱이 양측 수석대변인 대선 경선 6명 후보 전원을 한 자리에 모아 네거티브 자제와 정책경쟁을 약속하는 ‘원팀 협약식’을 앞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 측 박 수석대변인이 “명백한 흑색선전을 당이 강력히 제재하는 내용을 협약에 담자”고 하자, 이낙연 후보 측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납득할 수 없다”며 “사실 검증을 위해 대리인 일대일 토론을 하자”고 받아쳤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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