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물론 제주도 등 전국적으로 개발 호재와 루머가 뒤섞인 곳에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이라는 이름의 부동산 사기가 성행중이다.

과거에는 단기적 소득 차를 노리고 탈세 등 수법을 동원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투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기획부동산의 수법은 이런 투자나 투기의 개념을 벗어난 지 오래다.

주로 공적 제한으로 개발자체가 불가능하거나 개발가치가 없는 임야의 지분을 쪼개 파는 것이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사기 유형이며, 다단계 모집, 이중분양 등 그 수법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투자하기 적당하지 않은 땅을 투자자에게 권유할 때 수많은 책자와 실제로 보도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언론보도 자료를 동원한다. 묘한 설득력을 지닌 이러한 자료들은 모두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은 ‘대박의 환상’에 도취돼 해당 부동산과 그 지역의 실태도 정확히 모르면서 기획부동산 업자들의 말과 제시하는 자료만을 믿고 계약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동산 매매시 반드시 거쳐야 할 사전조사나 현지주민 의견수렴, 현지 부동산 문의 등의 기본적인 확인 절차도 생략한 채 말이다.

이처럼 기획부동산을 유도하는 사기꾼들의 감언이설에 속은 투자자들은 시세의 몇 배에 이르는 비싼 값을 치르고 부동산을 매입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피해를 당했는지도 모른 채 호재가 발표되기 만을 기다리며 세월을 보내게 된다.

그들이 사기꾼 집단이라는 것을 눈치챌 때쯤이면 이미 매입한 부동산은 개발 계획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이기 때문에 사기꾼들은 잠적했거나 사업체를 폐업 한 상태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렇듯 기획부동산 업자들의 수법은 매우 치밀하기 때문에, 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 전 반드시 사전조사를 거쳐야 한다.

아무리 확실한 정보라고 하더라도 개발호재 등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이므로, 100% 수익 보장이라는 말은 절대 믿어서는 안된다.

부동산을 매입하기전에 반드시 해당 지역을 직접 방문해 지형, 형질 등을 꼭 확인해 봐야 하며 인근 지역의 호재 가능성, 시세, 실거래가 등을 꼼꼼히 따져 개발 가능성을 미리 가늠해 봐야 한다.

또 마을주민들이나 동네 부동산 등을 통해 직접 문의하거나 등기부 열람 등을 통해 실제 매매 가격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박투자’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기획부동산 사기, 현장 조사와 꼼꼼한 정보 수집을 바탕으로 한 안전한 거래만이 피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보혜 수성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 경장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