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힘으로 내일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하는 나날이다. 바이러스에 대해 파악을 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변이종이 생겨나 선제공격을 한다.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돌발적으로 일어나며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직접 겪고 있는 심각한 바이러스의 문제 때문에, 혹은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재앙 수준의 기후로 인한 이변이 지구 곳곳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흘려듣고 있다.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지구의 자원은 급속하게 낭비되고 그로 인한 지구의 자정력은 떨어져서 해마다 위기수준의 재해가 가중돼서 되풀이되고 있다. 문명발달의 가장 큰 피해는 지구온난화와 땅과 물의 오염이며 이는 곧 인류의 생존을 직접 위협하기도 한다. 피해라기보다는 당연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높아지면서 가뭄과 폭염은 가히 기록적이다. 지구의 온도조절 기능이 고장 났다고까지 표현되는 서유럽의 현재 45℃를 웃도는 폭염과 물 폭탄 상황은 100년 만의 대참사로 불린다. 서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아프리카, 시베리아까지 무시무시한 폭염 소식이 들린다. 브라질 50여 개 도시의 눈 소식은 별개로 치더라도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캐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산불과 이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면적을 태우고 있는 시베리아 산불 소식이 우리는 과연 안전지대에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올해 산불은 이례적인 발생 건수와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협의체’(IPCC)는 20년 이내에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 높아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승인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 상승으로 폭염 등 극한 고온 현상이 산업화 이전보다 8.6배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지난 100년보다는 온난화의 상승 속도가 5배 빨라진다는 예측으로 앞으로, 우리가 겪을 상황은 지금 상황의 5배 이상이라는 말이다. 어느 정도 수준일까?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100년 만에 1℃ 상승, 다시 20년 만에 0.5℃ 상승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1.5℃ 상승이라면 지구 전체의 온도를 1.5℃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이라고 바꿔 생각해 보면 엄청난 에너지가 지구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회의는 거듭되고 있지만, 유엔기구나 각 나라의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수준은 뛰어넘은 것 같다. 사실 탄소배출은 인간의 탐욕과 지배욕의 부산물이다. 가축을 기르고 무자비하게 살육했으며, 지구가 수만 년 축적한 자원들을 발전과 편리함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낭비하고 있다. 인간이 겪는 질병 대부분은 과밀하게 모여 살거나 가축을 가둬 기르고 그들을 먹음으로 해서 일어난다고 한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축을 길러 육식을 하는 것은 인간 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식량이 된 것이 아니라 미식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과소비일 뿐이다. 인간의 과소비를 위해 동물들은 죽임을 당하고 있고, 지금은 대량생산으로 자연적인 존엄을 거스르는 행태에 까지 이르고 있다. 게다가 가축을 대량으로 사육해서 배출되는 온난화 가스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고 한다. 지금도 AI 등 조류인플루엔자나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가축을 대량으로 살처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창세기 1장에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라고 한 신의 음성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동물이나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채소와 열매 맺는 모든 나무와 푸른 풀을 먹을거리로 주신다고 한 신의 음성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구적 재앙은 오랜 시간 축적된 동물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면서 내뱉었던 분노에 찬 절규가 아닐까? 더 이상 늦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고장을 날려주는 지구에 감사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권하고 싶다. 육식을 그만두고 채식으로. 완전하게 채식을 하는 비건으로 돌아가서 오늘날의 사태를 보면 해결책은 너무나 분명하고도 쉽다. 인류가 원래 살았던 에덴의 동산이 지구였을지도 모르는데, 바벨탑을 쌓는 것을 그만두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지구를 지키고 살려야 한다. 해결책이 분명할 때는 모두가 두려워하거나 누가 해결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장성애 하브루타창의인성교육연구소장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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