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지역 어르신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교통수단은 단연 이륜차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에 비해 가볍고 빠르며 유지비까지 적게 들어 짧은 거리나 동네 안에서의 이동 수단으로 이만한 효자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륜차를 운전하는 고령 운전자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 통계에 따르면 어르신들이 많은 시골 지역의 이륜차 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은 7.65명으로, 전국 평균(2.89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주 지역에서도 7명이 이륜차 운행 중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했고 금년에도 교통사망사고의 절반 가량인 6명이 사망했다. 최근에는 오토바이를 운행하던 80대 어르신이 길 옆 전주와 충돌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이러한 이륜차 사고는 농번기철이나 여름철 특히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이륜차의 특성상 농번기나 여름철에 사용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륜차 교통사고 중 사망사고가 유독 많은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이륜차 운전자 대부분이 운동 신경이 약해져 사고 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운전자들이다. 또 차량 이동이 적은 시골마을에서는 특히 표지판이나 차선은 무시하고 마음대로 달리거나 심지어 역주행을 하는 등 위험한 운전 습관을 지닌 운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의 경우 도시보다 도로 자체가 정비되지 않은 곳이 많고 폭이 좁은 농수로나 마을 길이 많고, 도시에 비해 빨리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적어 안전사고 발생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륜차 사망사고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안전모 착용률이 현저히 낮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일단 이륜차 사고는 발생하면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무려 99%에 이르는데, 이 중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고는 대부분 머리 손상이기 때문에 운전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모 착용은 당연한 일이다.

날이 더워서 또는 귀찮고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운전을 하거나 착용하더라도 턱 끈을 조이지 않은 채 운전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반 차량에는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띠, 에어백 등이 설치돼 있지만 이륜차에는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비가 안전모뿐이기 때문에 더더욱 안전모 착용은 운전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나아가 가족들과의 행복한 삶을 이어가게 하는 마지막 보루가 바로 ‘안전모 착용’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박명식 상주경찰서 교통관리계장



김일기 기자 kimi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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