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희화화 빌미 제공 않기 위해 초강수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25일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인한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내년 대선에도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 25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및 대선후보 사퇴 기자회견이 열린 국회 소통관을 이준석 대표가 윤 의원의 손을 잡고 사퇴 의사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25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및 대선후보 사퇴 기자회견이 열린 국회 소통관을 이준석 대표가 윤 의원의 손을 잡고 사퇴 의사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직을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 시간부로 대선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고 대선 경선 후보직도 사퇴했다.

특히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라며 “그 최전선에서 싸워온 제가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할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저는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 아버님의 경제 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공무원인 장남을 항상 걱정하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립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지난 아버님을 엮은 무리수가 야당 의원의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나”라며 “권익위의 끼워 맞추기 및 우스꽝스러운 조사”라고 비판했다.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한 5분 연설을 통해 국민의힘 정책통으로 거듭났던 윤 의원의 사퇴 선언에 이준석 대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대표는 윤 의원의 기자회견장을 찾아 눈물을 훔치는 등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대선후보 중도 하차를 말렸다.

이 대표는 “문명사회에서 윤희숙, 송석준 의원에게 야만적인 연좌 형태로 공격이 가해졌다”고 권익위 조사를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 의원의 사퇴 선언에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날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그 진정성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사과는 없이 또 민주당 탓이다. 원하시면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눌러드릴 테니 비아냥대지 마시고 정중히 부탁하시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윤 의원의 사퇴 여부는 박병석 국회의장 및 민주당 의원들의 결정에 따라 결론날 전망이다.

국회법 135조 1항에서 ‘국회는 의결로 의원의 사직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폐회 중에는 국회의장이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기 중 본회의 의안 상정 여부는 국회의장의 권한이다.

박 의장이 윤 의원의 사직 안건을 상정하지 않거나 폐회 중 허가하지 않으면 의원직 사퇴가 이뤄질 수 없다는 얘기다.

만약 박 의장이 본회의 표결에 부칠 경우 민주당 의원들의 결정에 따라 가·부가 결정된다.

안건 의결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지는데 국민의힘 의석은 104석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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