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세계잉여금 분석 “민생고 해결에 사용돼야 마땅”

대구지역 기초자치단체가 사용할 수 있는 예산도 제대로 집행을 못해 묵힌 돈(순세계잉여금)이 4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가 국회 정문 앞에 설치된 무주택자 통곡의벽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가 국회 정문 앞에 설치된 무주택자 통곡의벽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1일 진보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대구 8개 구·군의 '2020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순세계잉여금은 4천95억 원에 달했다.

이는 8개 구·군 총예산 7조2천544억 원(세입결산 총액 기준)의 5.6%에 달한다. 대구시민(241만8천346명)에게 1인당 16만8천 원을 지급할 수 있는 규모이기도 하다.

구·군별로 보면 동구가 84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달성군(744억 원), 북구(522억 원), 달서구(476억 원), 남구(456억 원), 수성구(438억 원), 서구(381억 원), 중구(238억 원) 등의 순이었다.

진보당 대구시당은 “이는 기초자치단체들이 ‘수입은 적게 잡고, 지출은 많이 잡는’ 관행적 예산 편성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는 실증”이라며 “특히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예산 지출이 필요할 때인데도 4천억 원이 넘는 큰돈을 묵혀두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남는 예산도 문제지만 이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민생고를 해결하는 적재적소에 사용돼야 마땅하다”며 “2020년 서울 노원구에서는 주민 1만7천 명이 자발적인 주민투표를 통해 ‘남는 세금(순세계잉여금) 돌려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조례’가 제정됐고, ‘아파트 경비실(필수노동자) 에어컨 설치 지원 사업’이 진행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각 지자체도 올해 역시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순세계잉여금이 내년에 주민들의 긴급한 요구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대구시당은 ‘남는 세금, 대구시민들을 위해’라는 슬로건으로 오는 10월 말까지 주민요구 안을 모으는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대구시당은 2일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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