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추석 연휴 기간 보수층 민심을 달래기 위해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가 보수단체 회원들의 거센 항의로 곤욕을 치렀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가운데 방문에 항의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 전 의원을 둘러싸 유 전 의원 일행이 인파에 갇혀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가운데 방문에 항의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 전 의원을 둘러싸 유 전 의원 일행이 인파에 갇혀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9일 박정희 생가를 찾았다가 일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등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날 낮 12시30분께 생가에 도착해 참배하려 했지만 우리공화당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보수 유튜버 등 300여 명이 몰려와 소동을 벌였고 30여분간 자리에 갇혔다.

생가 입구에서 추모관까지 약 50m 거리에서 실랑이는 1시간 가량 이어졌고 이날 충돌로 3명의 부상자(경상)가 나와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어렵게 추모관에 들어선 유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영정에 헌화 후 분향하고 고개를 숙였다.

유 전 의원은 분향 후 기자들을 만나 “정치를 시작하기 전 경제학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해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보수가 분열된 데 대해서는 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20일 대구 불로시장을 찾은 유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전날 사태와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특히 연세 많으신 분들께서 저에게 굉장히 서운한 감정을 갖고 계시는 것을 잘 안다”며 “시간이 될 때마다 마음을 풀어드리고 진심으로 화해하겠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한 보수 유튜버가 자신에게 달려들었다가 고발됐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어제 구미경찰서에서 연락이 왔길래 신원만 파악해두고 선처하시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시·도민들께서 저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주시고 마음을 열어주시면 제가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 여러분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대권 도전의 의지를 다졌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도 지난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가 보수 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다.

보수단체 회원과 우리공화당 관계자 100여 명은 그가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죄 없는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물러가라’ 등 내용을 적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생가 진입로를 막아섰다.

윤 전 총장이 추모관으로 향하자 수백 명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란 속에서 약 50m를 걸어 추모관에 도착한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정에 헌화, 분향하고 고개를 숙였고 생전 박 전 대통령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들러본 후 별다른 말 없이 추모관을 나섰다.

이후 포항북 당협을 찾은 그는 이와관련 “제가 검찰에 재직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처리에 관여했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가 그 부분은 감내해야 할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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