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비판 수용” 유감→사과 수습 불구 역풍 계속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 김병민 대변인과 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 김병민 대변인과 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전두환 옹호 논란 발언과 관련해 이틀 만에 고개를 숙였지만 여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며칠 사이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들었다.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유감 표명’에 그쳤던 것에서 한 발 더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전두환의 정치와 경제를 찬양하는 윤 전 총장이 40여 년 전 민주주의 압살했던 전두환의 대변인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며 “독재의 후예들에게 이 나라를 다시 맡겨선 안 된다는 각오와 결의를 다진다”고 말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쿠데타 일으킨 반란 사범에게 정치는 잘했다는 평가가 가당하기나 하나. 이완용만 동의할 일”이라며 “호남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도 “군사 쿠데타로 정권 잡은 전두환과 검찰 쿠데타로 민주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한 윤석열의 공통점은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경쟁 주자들도 윤 전 총장의 역사의식을 물고 늘어졌다.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전두환 정권 옹호 발언은 참으로 위험한 역사 인식이다. 히틀러시대 독일도 대단한 경제발전이 있었던 때”라며 “그러면 윤 후보는 히틀러 시대도 찬양하냐. 참으로 어리석고 아둔한 발상이다. 아직은 지도자 수업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칼잡이에 불과하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는 논평을 내고 “사죄도, 사과도 죄송도 송구도 아닌 스스로 불만스럽게 생각한다는 유감이라는 단어로 호남을 두 번 능멸했다”며 “검사 외길 후보의 특징인 건지, 무지해서 용감한 건지, 사과 없이 국민과 기 싸움을 하는 후보와 참모들 모습이 처참하다”고 일갈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라디오에 나와 “정말 통탄하고 백배사죄의 자세로 참회를 하고 반성을 해야 한다”며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부터 서진 정책을 이어오면서 호남 민심을 다독여왔던 당 지도부 내에서는 대선정국의 호남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호남을 찾은 이준석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통치했을 뿐 정치를 한 적이 없다”며 윤 전 총장 발언을 반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은 본인 내심의 의도와 달리 국민이 어떻게 인식할지 헤아려 진중하게 발언하는 것이 좋다”고 우회 비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부동산,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고 두둔했지만,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한편 앞서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 정책·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 거센 비판을 자초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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