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VS이준석ㆍ김종인, 주도권 싸움 불붙나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권성동 신임 사무총장이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중진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윤 후보와 권 사무총장, 주호영, 김태호, 윤한홍, 하태경 의원,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권성동 신임 사무총장이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중진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윤 후보와 권 사무총장, 주호영, 김태호, 윤한홍, 하태경 의원,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다음주 중반 1차 인선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대표 간의 견해차가 표출되며 막판 진통을 겪는 듯한 모습이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를 놓고서다.

향후 선대위 운영 주도권을 염두에 둔 기싸움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 본인은 셋 중 누구도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맡고, 바로 아래 직책인 상임선대위원장에 김병준 전 위원장을 배치하는 한편 선대위에서 독립된 조직인 국민통합위원회에 김한길 전 대표를 영입하겠다는 구상이다.

보수 개혁의 키를 쥐고 정권 교체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나, 여권 내 ‘비문재인·비이재명’ 세력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을 김한길 전 대표를 모두 끌어안아야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 구상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서 “자강혁신론은 참신한 인사들을 내세워 혁신하는 것이고 통합무새론은 통합하면 이긴다는 통합 앵무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갔을 때 호남 확장을 위해 DJ와 함께했던 인사들이 들어왔지만 2~3달 뒤에는 확장성 장점을 상당히 상실할 수 있을 정도로 친박(친박근혜)이 돼 버렸다”고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역시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름만 내건다고 국민통합이 되는 건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국민대통합위원회에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영입했던 사례에 빗대 “한광옥이라는 사람을 데려다가 부위원장을 해서 국민통합이라는 게 요만큼이라도 된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에 대한 판단도 엇갈린다.

이 대표는 이날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선대위 조직도상 자신의 바로 밑에 김병준 전 위원장이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건가’라는 질문에 “그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병준 전 위원장이 과거 언론 인터뷰 등에서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을 세게 들이받았다. 왜 그런 인터뷰를 했는지 모르지만 (김병준 전 위원장) 그분 개인이 노력해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선대위 운영에서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경우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더라도 바로 밑에 김병준 위원장이 있거나 선대위 비슷한 위상을 가진 국민통합위가 별도로 존재한다면 전권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김종인 전 위원장의 경우 김한길 전 대표나 김병준 전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관계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윤 후보는 이달 내 선대위 출범을 마지노선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기간에 3김과 충분히 소통하며 갈등설을 잠재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말이 지나면 국민이 원하는 선대위의 좋은 모습을 위한 퍼즐이 거의 완성 단계에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윤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아온 4선의 권성동 의원이 당 사무총장에 공식 임명됐다.

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한기호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권성동 의원을 임명하는 인선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로써 윤 후보가 지난 8일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던 권 의원은 열흘 만에 대선정국의 당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자리로 옮기게 됐다. 사무총장은 당의 재정과 인사권을 총괄하는 막강한 자리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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