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 식재료 1천500원에서 2천 원으로 올라||소고기 무국 줄이고, 콩나물국·된장국으



▲ 17일 낮 12시께 대구문화예술회관 일대에서 1천여 명의 시민이 무료급식소 앞에서 점심 배식을 받고 있다.
▲ 17일 낮 12시께 대구문화예술회관 일대에서 1천여 명의 시민이 무료급식소 앞에서 점심 배식을 받고 있다.
치솟는 식재료 값 때문에 대구지역 무료급식소 식단에 고기반찬까지 사라지고 있다.

무료급식소 운영단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삼계탕 등 특식은 고사하고 부식도 줄여야 하는 실정이다.

달서구 일대에서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하는 ‘사랑의 밥차’는 무료급식 횟수를 주 4회에서 주 2회로 줄이는 등 최근 운영비를 줄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인 식사에 필요한 재료비는 1천500원이었으나 올해는 2천 원으로 올랐다.

육류값도 최근 30% 오르면서 한 달에 5회 배식하는 소고기 무국은 2회로 줄였고, 대신 재료비가 적게 드는 콩나물국이나 된장국을 내놓는다.

최영진 사랑의 밥차 대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후원이 이어지고 있어 무료급식을 진행할 수 있지만 치솟는 물가 탓에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

3년째 워킹스루로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는 ‘보림의 집’ 노인무료급식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도 고기반찬의 양 자체를 줄였다.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대비 30%이상 올라 제육볶음 양을 15㎏(250인분)에서 10㎏(200인분)로 조정했다.

물가가 치솟기 전에는 삼계탕을 특식으로 내놓기도 했으나 올해는 닭고기 가격이 올라 엄두도 못내고 있다.

어르신 건강을 위해 계절별로 나눠줬던 과일 부식 대신 요구르트를 나눠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내 무료급식소들은 자원봉사자를 구하지 못해 진땀을 빼는 중이다.

사랑의밥차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달 700여 명이 봉사에 참여했으나 올해는 100여 명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봉사자가 평균 30% 이상 줄었다는 것이 무료급식소 운영 단체 측의 설명이다.

지역의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무료급식소를 찾는 어르신 중 일부는 거동이 불편해 봉사자들이 밥을 가져다줘야 하는데 배식 인원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봉사자들은 언제든지 무료급식소를 방문해 달라.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 지난 15일 오후 7시께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광장 일대에서 노숙인들이 식사를 하고있다. 범어교회 제공
▲ 지난 15일 오후 7시께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광장 일대에서 노숙인들이 식사를 하고있다. 범어교회 제공


이은호 수습기자 leho@idaegu.com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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