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구상과 스케치 과정에 가장 집중…현대인의 감정 표출 극대화||작품 제목 ‘Time t

▲ 한승훈, Piece of Mind
▲ 한승훈, Piece of Mind
▲ 한승훈, Bella Anima
▲ 한승훈, Bella Anima
성공을 중요시하는 현대사회 속 현대인들은 주체성을 상실하고, 무력감과 공허함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승훈 회화작가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목격하고, 텅 빈 표정과 시선으로 극대화하고 있다.

대구 청년 작가 한승훈 개인전 ‘Dear Portrait’이 오는 22일까지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명봉에서 개최되고 있다.

올해 ‘EAC 작가 지원 프로젝트’의 첫 번째 순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개인의 삶보다는 사회의 기준에 도달하고자 끊임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꾸며진 ‘인형’이라는 매개체로 표현한다.

한승훈 작가의 전반적인 작업 프로세스는 당시 감정이 잘 묻어날 수 있는,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인 분위기를 구축하기 위해 기초 구상과 스케치 과정에 가장 집중한다. 현대인들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기 위해서다.

스케치를 통해 작가의 머릿속에 구상을 짜고 나면, 채색은 스케치에 상대적으로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신체의 움직임이 된다. 피부색이나 머리 색깔, 옷의 질감과 배경의 효과는 계산된 조화로움이다.

최대한 절제된 붓질을 통해 매끈한 표면을 연출하는 것 또한 붓끝으로 전해지는 개인의 자아와 감정의 흔적을 최대한으로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점은 작가의 작업에는 타인을 생각하는 ‘배려’의 필터가 씌어 있다.

작품 제목은 작가의 숨은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작품 속의 ‘존재’들은 이름이 없다. 이름 지어지는 순간 화면 속의 캐릭터는 하나의 ‘누군가’가 되어, 발언하고 표현하는 우리 현대인과 별 다를 바 없는 자아로 태어나 버리기 때문.

‘Time to Blossom’, ‘Piece of Mind’ 등 작품 제목들은 감정과 무드가 작가 작업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읽기 힘든 표정으로 서 있는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않고 솔직하지 못한 현대인들에게 내면을 되돌아보고 감정을 꺼내 읽어보며 자기실현을 가능하게 한다.

한승훈 작가는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2011년 가창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2013년 상해현대미술관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일본 도쿄에서 ‘Thought for Today’ 전, 서울 갤러리 엘르에서 ‘Piece of Mind’ 전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 6회 및 10여 회 그룹전을 개최했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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