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으로 활짝 핀 이웃사랑

모처럼 듣는 따뜻한 소식에 마음까지 훈훈해진다. 대구 북구 칠성동에서 시작된 자발적인 복지사업에 뜨거운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자원의 순환을 활성화하고 재활용품 수집인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며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칠성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저소득층 재활용품 수집인 지원사업’이 그것이다. 이 사업은 폐지가격 폭락과 고물가로 인해 저소득층의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재활용품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폐지 수집인이 폐지를 팔고 그 교환 영수증을 가져오면 그 실적에 따라 소정의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칠성동 기초생활수급자 중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폐지 판매대금의 50%를 마일리지로 적립해 연말에 보상금을 지급한다. 1인당 7만 마일리지까지 적립할 수 있고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온누리상품권을 보상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폐지 수집인에 대한 지원 사례는 전국 최초다.

칠성동 주민자치위원회의 기부금으로 그 사업 예산이 마련되기 때문에 올 한해 예산이 6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비록 미미한 금액이지만 저소득층의 생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빛을 발한다. 게다가 기초생활수급자와 대면 접촉을 수시로 가지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복지상담과 연계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폐지 수집인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기능도 있는 까닭에 폐지 수집 실적을 끌어올림으로써 쓰레기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복지를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로 나누는 경우, 보편 복지는 소득·자산 등의 조건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선별 복지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택적으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칠성동의 ‘저소득층 재활용품 수집인 지원사업’은 선별적 복지 시스템으로 적은 예산으로 최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 목적이 복합적이며 그 구조가 효율적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그 대상과 규모를 전국적으로 확대해갈 필요가 있다.

단지 어렵게 산다는 이유로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도 좋지만 어려운 가운데 노력하는 사람에게 방점을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는가. 대구 북구 칠성동 주민자치위원회 발 사랑의 온기가 온 누리에 가득차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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