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희, 스치듯 숨
▲ 임현희, 스치듯 숨
▲ 이용백, SculptureNFT MUSEUM(Venus)
▲ 이용백, SculptureNFT MUSEUM(Venus)

현대미술가 이용백, 김현식, 임현희, 박인성을 초청한 ‘VI·SIC’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 주제인 ‘VI·SIC’은 비주얼 아트(visual art)와 음악(music)의 합성어다. 전시는 미술가이면서 음악적 감수성을 갖고 추상적인 작업을 해온 4명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진명 미술비평가는 “작가는 시각 예술이라는 맥락주의와 상징을 뛰어넘어 마치 음악처럼 직접적 감동을 주는 인물이기에 음악과 같은 시각 예술이라는 의미로 네 작가가 참여한 것”이라며 “네 작가의 미술, 즉 시각 예술이 음악처럼 직접적으로 공명을 울리는 것은 그들의 심시정신과 관련한다. 그들의 진솔하고 거짓없는 노동 존중과 관련하며 진리를 약자의 휴척 여부로 판단하는 선한 마음을 자기 예술에도 반영하는 것도 관련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가로 2.4M, 세로 2M의 대형 설치 작품을 포함해 영상, 캔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총망라한다.

이용백 작가는 20년 전 작가로 근무하던 시절 심사숙고해 작업한 정보가 모두 날아가는 블루스크린을 맞닥뜨렸고, 블루스크린이 주는 끔찍함과 당혹감에 이를 예술적으로 끄집어냈다. 전시장에는 블루스크린을 연상시키는 대형 파란색 천이 피에타를 뒤덮은 높이 2m가량의 대형 설치 작업 등을 볼 수 있다. 이는 팬데믹 시기 시민의 동요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걸작이다. 파란 수건은 숭고와 우울, 경계를 뜻한다.

이 작가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셧다운 되면서 황당감과 무력감, 우울감을 모두가 느꼈다”며 “진정한 소유는 소통이며 그것이 예술이다. 블루스크린으로 무너지고 없어지는 것을 보고 예술에 대한 본질과 그 역할을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 김현식, Beyond The Color_G
▲ 김현식, Beyond The Color_G

김현식 작가의 작품은 ‘현(玄)’의 세계를 다룬다. 그 이유는 ‘평면’에 대한 질문의 답이었다. 평면은 그에게 공간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평면에 선을 그어 무한히 빠져들 3차원의 공간을 만들어낸 것. ‘현’으로 평면의 무한한 공간을 가능케 했고, 추상적이지만 절대적 공간으로 자리한다.

임현희 작가는 밤바다를 거닐다 마주한 인상적인 울림을 표현해내고자 한다. 작업 과정은 흥미롭다. 방호복을 입은 작가는 캔버스를 눕히고, 토너 가루을 흘린 뒤 온몸을 움직여 중력과 물질의 흐름을 통해 우연적으로 바다를 완성한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깊은 바닷속 공명을 주려는 담백함과 투명함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작품에는 마띠에르나 광택감, 두께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임 작가는 “드러난 울림이 아닌 끝내 닿아 느껴지는 마음의 울림을 주고 싶어 최대한 얇게 표현해낸다. 스스로의 감정을 드러내고는 싶지 않았다”고 했다.

박인성 작가는 디지털화되는 사회에 아날로그에 접목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지역 청년 예술가다. 그는 사진과 회화, 조각의 특성을 캔버스에 중첩해 기록한다. 온·오프라인의 차이를 찾던 중 ‘무게’와 ‘그림자’만이 현실과 가상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회화에 끄집어내 혼란을 주고자 한다.

전시는 오는 5월19일까지 윤선갤러리에서.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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