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 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 등을 마무리하고 4·10 총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도태우 변호사의 대구 중·남구 공천 취소 등으로 들끓는 텃밭 민심을 달래고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에서 지지층 표심 잡기에 본격 매진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1일 “한 위원장이 다음 주 박 전 대통령을 대구 자택으로 찾아뵙기로 했다”며 “구체적 일정은 추후 공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지난 해 12월 취임 후 박 전 대통령을 따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이 이날 대구 방문 중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할 수 있단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기도 했으나 22일 총선 후보 등록 기간이 마무리된 뒤에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공식 방문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에서 ‘박근혜-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이끈 바 있어 두 사람의 구원이 풀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지난달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보수층 결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선거 국면인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5·18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으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서 활동한 도 변호사 공천이 취소되면서 전통 보수층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는 정치권 해석이 나온다.

도 변호사는 현재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날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예방과 관련, “대구에서는 경선에서 승리한 도 변호사 공천을 취소하자 전통 보수층들의 반발이 나온다”면서 “그동안 중도 확장에 주력했다면 이번에는 ‘집토끼 챙기기’를 꾀하려는 의도로, 보수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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