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 등 ‘내 투자 그릇’의 크기 파악 중요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도 경험 통해 얻어야
DGB대구은행 죽전지점
PB지점장
‘증권거래소는 어두컴컴한 암실 같은 곳이지만, 10년 이상 그 안에서 머무른 사람은 이제 막 들어온 사람보다 주위를 더 잘 살필 수 있다. 투자자의 무기는 첫 번째도 경험이고, 두 번째도 그리고 세 번째도 경험이다.’
헝가리 출신의 유명한 투자자, 유럽의 워런버핏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한 말이다.
우리는 투자를 잘하려면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투자 관련 지식이나 정보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정보는 유튜브와 각종 포털 사이트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 웬만한 정보만으로는 투자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택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각국의 기준금리, 물가지수, 고용지표 등은 과거에 유용한 정보였지만, 지금은 흔한 정보로 통한다.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만으로 주식시장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언론이나 전문가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발표되는 게 대부분이다. 때문에 연준 의장의 발언에 숨겨진 힌트에 의존해 투자에 활용한다. 하지만 이 또한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기에, 투자자들의 반응까지 예측해야 하는 수준까지 되어버렸다. 결국, 정보가 많을수록 투자는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투자에서 왜 경험이 지식보다 더 중요할까?
세상이 망할 것 같은 악재가 나와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끝없이 오를 것 같은 주식도 결국 다시 떨어진다. 차갑게 식어버린 시장에서 참고 기다릴 수 있고, 급등장에서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하는 건 뉴스나 정보가 아니라 ‘경험’에서 나온다.
아무리 투자정보를 많이 알아도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면 손이 먼저 나가기 마련이다. 상담하면서 만나봤던 어느 투자 고수는 ‘뉴스를 보고 투자하면 늦다. 운동처럼 몸이 기억하는 대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경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초보 투자자가 투자 경험에서 먼저 얻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내 투자 그릇의 크기를 파악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금액을 투자했을 때, 흔들리지 않고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시장의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투자 그릇의 크기는 누가 대신 가르쳐 줄 수 없다. 본인이 투자하면서 마음을 잘 살펴야 한다.
둘째,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투자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높은 수익을 위해 성장주에 투자할지, 안정적으로 우량주에 투자할지 어느 쪽이 마음이 더 편한지는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 공부하게 되면, 투자 성과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 아쉽게도 대부분이 투자 공부를 한 후, 하락장이 왔을 때 기회를 잡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기회가 와도 경험이 없으면 기회인지 위기인지 파악하기조차 힘든 게 투자시장이다.
어렵고 복잡한 투자지식을 얻으려고 애쓰기보다 먼저 경험해 보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서창호 DGB대구은행 죽전지점 PB지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