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금 가치 올라
오르고 있거나 오른 자산, 수익 내기 어려워
위기 대응 수단으로 ‘일정 수준 투자’ 추천

서창호
DGB대구은행 죽전지점
PB지점장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금 시세는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과 함께 10월부터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최근 2개월 전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25%정도 올랐다.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온스당 2천5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021년 이후로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 비축 자산을 줄이고 외환보유고에 금 비축량을 늘리면서 코로나19 이후 급등했던 금 가격이 유지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원인은 미국의 장기간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금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 예상하고 단기적으로 투자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금 가격은 평소에는 달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다가 위기가 오면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다. 금의 본질은 안정성에 있다. 과거에 금화로 사용돼왔듯 희소성이 강한 금은 위험한 상황에서 내 재산의 가치를 보존해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수단이다.

그래서 위기가 오면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른다.

평소에 금 가격이 달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금과 달러가 서로 대체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미국의 당시 금 보유량이었다.

달러를 가져오면 금으로 교환해주던 금본위제가 되면서부터 금과 달러는 서로 대체제가 된 것이다. 1971년 미국 정부가 금본위제를 폐지한 뒤 달러의 금 교환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달러와 금은 대체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금리가 높아져서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금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 가격은 오른다.

그럼 앞으로 금값은 어떻게 될까.

불안한 경제상황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더 높아질 것이고 금리는 내년부터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금 가격은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산은 미래 가격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현재의 금 가격은 이러한 상황을 상당부분 미리 반영해서 오르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최근 급하게 오르는 가격을 보고 뒤늦게 투자에 동참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오르고 있거나 이미 많이 오른 자산에는 투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단순하게 현재 상황으로만 판단해서 금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경우는 예상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그래서 물가상승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과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포트폴리오에 일정 수준의 비중으로만 투자하는 것이 좋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실물 금을 직접 구매할 수 있지만 금펀드나 금ETF처럼 간접투자 상품으로도 쉽게 투자할 수도 있어 장단점을 확인하고 본인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서창호 DGB대구은행 죽전지점 PB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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