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을 노리는 현 구청장과 도전자들의 한판승이 벌어질 지역구다. 당초 강력한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재선 구청장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으나, 대구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이 재선 구청장에 대한 공천 기준 조정을 예고하며 공천 구도는 안갯속으로 빠졌다.

◆선거 관전 포인트

현 구청장이 3선 벽을 넘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인선 위원장은 최근 “재선 구청장의 3선 도전에 대해 절충안을 찾겠다”고 밝혀 지역 정치권에 파장이 일었다.

중앙당 역시 현역 단체장들에 대한 고강도 검증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며 재선 구청장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인선 위원장과 중앙당의 행보는 공천 경쟁 과정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이자 사실상 재선 구청장들의 3선 도전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중구는 남구와 더불어 1명의 국회의원이 두 곳을 묶어서 지역구로 삼기에 공천 과정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인선 위원장은 “구청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3선 이후 차기 정치 행보를 준비하며 구정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과정에 미묘한 흐름이 포착되며 지역 정치권에서는 “중구와 남구 모두 재선 구청장이 포진해 있어 국회의원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구는 최근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의 방만한 운영과 재단 본부장의 갑질 의혹, 이로 인한 직원 4명 퇴사 등 논란이 이어진만큼 구청장의 3선 가도 향배를 가늠키 어렵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재선 구청장들의 3선 성공은 조직 장악력에서 강점이 있지만, 당 내부에서의 ‘세대교체와 공정경쟁’을 내세운 반발도 커질 것”이라며 “이인선 위원장이 내놓을 절충안에 따라 대구 지방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누가 뛰나

류 구청장은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며 표밭을 갈고 있다.

그는 “중구의 도시 기반과 정주 여건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중구의 미래를 위해 벌여 놓은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류 구청장은 최대 성과로 27년 만의 인구 10만 명 회복을 꼽았다. 중구 인구는 1997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도시재생사업과 주거시설 확충으로 2021년부터 해마다 5천 명씩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청년층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중구는 3년 연속 인구 순유입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입 인구의 절반 이상이 청년층이라는 점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또 관광특구 지정, 복지 인프라 확충, 도시재생사업 추진 등도 주요 업적으로 꼽았다.

류 구청장의 3선 행보에 도전장을 낼 인사로는 현직 대구시의회 이만규 의장, 임인환 의원, 임형길 대구제3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가 거론된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임형길 전무이사는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그는 강원랜드 하이원 스포츠단 국장(1급)을 역임했고 19대 대선 자유한국당 중앙선대위 후보 특보, 17대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 16대 대선 한나라당 중앙청년 자원봉사단 총부단장, 한나라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 등을 지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중앙 정치 인맥이 두터운 점이 강점이다.

임 전무이사는 “중구 내 대구시청과 경북대병원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다. 서문시장 4지구도 엉망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며 “중앙에서 돈이 내려오지 않으면 답이 없다. 중앙은 물론 대구시청 인맥을 활용해 예산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의회 개원 이래 최초 연임 의장을 한 재선의 이만규 의장은 끊임없이 구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의장은 국비사업과 대구경북(TK) 행정통합과 관련해 국회를 찾아 이에 대해 건의하는가 하면 기획재정부에서 TK 신공항 건설 국비 지원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등 지역 현안을 위해 노력해왔다. 3년 동안 시의회를 큰 잡음 없이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그는 “출마 권유가 잇따르고 있다”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피했다.

재선인 임인환 시의원 역시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중구에만 45년을 살며 20년 가까이 지역 정치를 해왔다”며 “고향인 중구의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중구청장에 출마한 바 있다. 경상감영 복원사업에 필요했던 옛 대구경북지방병무청 부지가 영진교육재단에 매각돼 복원사업 시행에 어려움이 많았을 당시 옛 병무청 부지를 빨리 사들일 수 있도록 예산 추가 확보에 기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뚜렷한 후보군이 드러나지 않았다.

허소 대구시당위원장은 “여성 기업인, 여성 문화기획자 등과 교감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구를 새롭게 바꿀 신선한 인물이 출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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