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성과 청년 기초단체장이 탄생할지 대구지역 정가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구에서는 남성 중심·경력 위주의 정치풍토로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출범 후 여성과 청년 단체장은 각각 1명으로 사실상 전무하다.이 탓에 큰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으나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대구에서 유일한 여성 기초단체장은 윤순영 전 중구청장이다. 그는 중구에서 민선 4~6기를 역임했다. 2006년 새누리당 여성 전략공천으로 처음 당선된 뒤 도심 재생, 노점 정비, 근대 골목 투어 조성 등으로 전국적 벤치마킹 업적을 남겼다. 윤 전 청장 이후 여성 기초단체장의 당선 소식은 대구에서 들리지 않는다.

현재 대구 9개 구·군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남성 후보는 50명이 넘지만, 여성 후보는 4명에 불과해 내년에도 여성 기초단체장을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출사표를 던진 여성 후보들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에서는 이재화 대구시의원(서구), 윤영애 대구시의원(남구), 배지숙 전 대구시의원(달서구) 등이다. 세 후보 모두 시의회를 거친 만큼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도와 정치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정희 대구시당 북구갑 지역위원장이 북구청장 출마를 검토 중이다.

지역에서는 정치 구조가 남성 중심이라 경선 진입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대부분 전망하지만 “윤순영 전 구청장처럼 여성 전략공천이 이뤄진다면 당선 가능성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년 기초단체장 배출 가능성도 쉽지 않다. 앞선 지방선거에서는 최재훈 달성군수가 40세로 전국 최연소 단체장에 올랐지만, 이번 선거에는 아직 후보자조차 안 보인다. 지방선거가 ‘정치 신인의 등용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런 현상에 대해 지역의 한 정계 관계자는 “대구는 오랫동안 경력 중심 정치 구조가 유지되면서 청년 리더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도전 자체가 급감하면서 후보군 연령대가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정치권은 정치풍토를 바꾸기 위해선 공천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당 차원의 체계적인 인재 양성과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며 “대구는 기초단체장 후보 구성에서 인물 다양성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구 보수 정치 문화가 여성·청년이 성장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여성과 청년의 과소 대표성을 해소하기 위한 할당제나 전략공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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