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교수 “국어 17번 정답 없다” 주장 이어 두번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17번 문제에 정답이 없다는 주장에 이어, 이번엔 정답이 2개인 문항이 있다는 서울대 교수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능 국어 3번 문항의 정답이 두 개이고 지문에도 오류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가 지목한 지문은 독해 능력을 해독과 언어 이해로 단순화해 설명한 필립 고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전 명예교수의 ‘단순 관점’을 다룬 글이다.
해당 지문에는 ‘(단순 관점에서는) 해독이 발달되면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언어 이해가 발달될 수 있으므로 해독 발달 후에는 독서 경험이 독해 능력 발달에 주요한 기여를 한다고 본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 교수는 그러나 고프의 단순 관점에서 말하는 언어 이해는 읽기 능력이 아닌 ‘듣기 능력’이므로 해당 문장은 틀린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공개한 정답은 4번으로 ‘갑은 학생 B가 단어를 올바르게 발음하지는 못하지만, 글 읽기 경험을 통해 중심 내용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겠군’이다.
하지만 3번인 ‘갑은 학생 A의 언어 이해가 구어 의사소통 경험뿐 아니라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발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겠군’ 역시 틀린 말이어서 정답으로 봐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을 두고 학계에서 문제 오류 주장이 나오는 건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이충형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에 관한 견해를 다룬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수능 언어 베스트셀러 수험서인 ‘언어의 기술’을 집필한 스타 강사 이해황씨 역시 같은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기도 했다.
지난 17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문항 이의 제기를 받은 평가원은 심사를 거쳐 오는 25일 최종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평가원이 논란이 된 문제의 정답을 정정할 경우, 수험생의 등급과 표준점수 역시 기존과는 달라진다.
김명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