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고려대 등 5개 대학 지원 분석…컴퓨터·SW 계열은 감소
2026학년도 대입 정시에서 반도체 분야 학과에 지원한 이공계 수험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학사가 26일 반도체공학(계약학과)을 운영하는 5개 대학(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의 모의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공학(계약학과)은 전년 대비 선호가 크게 증가한 반면, 컴퓨터·SW 계열(계약학과 제외)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수험생 증가와 수능 난이도 등의 요인으로 동일 시점 대비 모의지원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 이에 진학사는 해당 대학의 자연계열 전체 모의지원 증가율(1.35배)을 기준 지표로 삼아, 두 학과군의 ‘상대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 모의지원 데이터는 수험생의 초기 관심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분석 결과, 2026학년도 5개 대학 반도체공학(계약학과)의 모집인원은 73명에서 70명으로 3명이 감소했지만, 모의지원 수는 1646건에서 2482건으로 50.8% 증가했다. 이는 자연계열 전체 증가율(35.3%)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모의지원 건수를 모집인원으로 나눈 경쟁률도 22.55→35.46으로 57.3% 상승해 자연계 전체(33.0% 상승)을 크게 상회했다.
이러한 흐름은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 관련 산업 전망,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의 안정성 등이 취업 안정성을 중시하는 수험생·학부모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5개 대학의 컴퓨터·SW 계열은 모의지원 수가 1천899건에서 1천508건으로 20.6% 감소했다. 이는 모집인원 변화가 크지 않고(212명→222명), 자연계 전체 모의지원이 35% 이상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 하락 폭이 매우 크다. 또한 전년도에는 모집 규모가 커서 반도체 학과보다 모의지원 수가 많았으나, 올해는 모집인원이 3배 이상 많음에도 오히려 관심을 보인 수험생이 더 적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최근 IT 업계의 채용 축소와 생성형 AI 도입 확산으로 개발 직무 수요가 재편되면서, 컴퓨터·SW 계열에 대한 수험생들의 전망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도 반도체 계약학과 경쟁률이 컴퓨터·SW 계열을 앞서며 이러한 선호 변화가 이미 감지됐고, 정시모집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번 모의지원 결과는 이공계 최상위권 학과의 선호 방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반도체 계약학과는 수험생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반면 컴퓨터·SW 계열은 감소해, 수험생들이 산업 전망에 대해 느끼는 기대치가 다르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