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를 차기 대통령으로 다시 뽑았다. 그는 법인세를 낮추고 관세를 높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고물가에 지치고 불법 이민자에게 일자리를 뺏긴 민주당 지지자들이 트럼프로 돌아선 것이 결정타였다.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참패한 것도 고물가, 저임금이 속내였고, 금권정치 처단은 표면적 이유였다. 우리도 다음 대선에서 경제가 핵심 쟁점이 되리라 본다.
트럼프 당선자가 속전속결로 자신의 공약을 이행할 각료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효율부 장관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택했다. 트럼프는 스페이스X와 전기차처럼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해낸 머스크가 연방정부의 비효율적 인력과 예산을 대폭 삭감할 수 있다고 믿고 맡겼다. 이어 상무성 장관으로 하워드 러트닉 투자은행 CEO를 지명하여 관세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크리스 라이트 석유회사 CEO를 에너지부 장관으로 영입하여 화석연료 생산을 강화할 생각이다.
트럼프를 만난 첫 번째 외국 원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정부 예산 삭감을 내세웠고, 취임 후 예산을 약 30% 깎고, 정부 조직을 반으로 통합하고, 연방 공무원도 10% 이상 줄였다. 여기에 100여 개의 정부 규제나 제한을 폐지하여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해결했다. 트럼프는 이런 혁신, 강한 추진력을 좋아한다. 지난번에는 아베 신조 총리를 먼저 만났다. 그도 강한 일본을 주창했고, 토요타의 미국 투자 확대라는 선물도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는 1기 때보다 더한 일을 겪게 될지 모른다.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트럼프가 우리를 좋아하게 만들고, 원하는 것은 협상하면 된다. 윤 대통령은 먼저 혁신적 인사 단행과 과감한 규제개혁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4대 개혁 중 연금 개혁이라도 매듭짓고, 의료대란도 끝내야 한다. 그래야 거래의 상대로 인정받고 당당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다.
동시에 한일 관계를 더 단단히 다져야 한다. 양국이 똘똘 뭉쳐 안보, 경제면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하면 트럼프가 윤 대통령, 이시바 총리와 골프를 하자고 제안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 발표 후, 원달러 환율이 10% 올랐고, 코스닥은 20% 급락했다. 또 16개 대기업 대표가 이대로라면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참에 우리도 트럼프식 혁신을 해보면 어떨까. 머스크가 함께 일할 공무원 채용 조건으로 주 80시간을 내걸었다. 우리도 반도체 개발 등에는 주 52시간 노동 제한의 예외 규정을 즉시 만들어야 한다. 엔비디아 직원은 고액 연봉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주말에도 일한다. 예전 삼성전자도 현대건설도 밤낮없이 노력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그런 DNA를 가진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정부도 국회도 당리당략을 버리고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에 집중하자.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전쟁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마음을 얻고,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경제 안정이 최우선이다.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