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철도시스템은 완벽하다고들 한다.나는 책을 손에 들고 다니는 습관이 있다. 머리에 부족한 것을 손에라도 들고 있어야 위안이 된다고 변명해가면서 한결같이 책을 들고 나선다. 그리곤 어디든 잠시라도 앉게 되면 책을 펴든다. 약속장소에 좀 늦겠다고 양해를 구해 오는 사람에게 책이 있으니까 ‘넉넉히’ 늦어도 된다고 대답할 수도 있다. 지난 18일, 서울 동부 끝단으로 강의를 하러 갔다. 2시간이나 되는 열차 여행은 물론 완벽한 ‘독서실 입장’이다. 이때 휴대용 독서대는 친한 동행이다. 그날도 이십 년 가까이 사용한 작은 독서대를 펼쳐
요즘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애니메이션 영화의 인기를 전하느라 떠들썩하다. 제목에 ’케이팝‘이 들어갔으니, 풋치니의 ‘나비부인’이 일본을 알리는 것보다는 더 직접적인 홍보가 되는 걸까? 아니 그보다는 소품 하나에서조차 한국의 흔적을 읽는다는 것은 이미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와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케데헌이 한국을 홍보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성장이 이 현상을 가능하게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K-pop, 한류문화의 성공은 국가 경쟁력, 소득, 기술, 인지도, 신용도를 등에 업고 이루어지는 것이다.미국 청년들이
운전하다 보면 갑자기 끼어드는 차와 차도로 뛰어드는 사람이 가장 겁난다.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왼쪽으로 가는 차는 사고 위험도 높다. 예측할 수 없기에 두려움과 위험도 커진다. 지구촌 여기저기서 예측하기 힘든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곧바로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 폭탄을 퍼부었다. 우방 등 가리지 않고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설마 하던 각국이 혼란에 빠졌다. 빨리 협상하는 게 유리할 거라는 말에 일본, EU에 이어 우리도 7월31일 가까스로 협상에 성공했다. 그리고 8월 2
2024년 2월 23일 저녁, 대구시 중구의 한 강의실. 광주에서 달려온 남도역사연구원 노성태 원장이 대구시민들에게 역사 특강을 하고 있었다. 경북 안동의 임청각 군자정 사진을 강의 자료에 띄우고 설명을 이어갔다. 노 원장은 임청각은 고성 이씨 종택으로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의 생가이고, 석주 집안은 모두 11명의 독립운동를 배출했다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다 임청각에는 ’제임청각(題臨淸閣)‘이라는 제목의 한시(漢詩)가 있다고 소개했다. 노 원장은 한시 내용도 설명했다. 최근 그 한시를 다시 찾아보니 이러했다.훤칠한 누각 하늘을
일본 참의원 선거가 7월 20일 있었다. 참의원은 상원에 해당하며, 임기가 6년이다. 하원인 중의원은 임기 3년이나 국회해산이 되면 선거가 치러진다. 참의원은 3년마다 절반씩 선거를 통해 바꾸는데, 이번 제27회 참의원 선거에서 총 248석 가운데 비 개선 보궐 1석을 포함한 125석을 뽑는다. 현재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비 개선 75석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번에 50석을 얻으면 절반이 넘는다. 그러나 자민당이 39석, 공명당이 8석을 얻어,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다.한편 125석 가운데 75석은 선거구에서 뽑고, 50석은 비례
한일 양 국민의 의식조사 결과를 지난달 25일 한일 언론사가 발표했다. ‘현재 한일관계가 좋다’고 답한 한국인은 55%(작년 43%), 일본인은 52%(동 50%)였다.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는 한국이 41%(동 29%), 일본은 43%(동 42%)였고, ‘친밀감’도 한국은 41%(동 33%), 일본은 47%(동 48%)였다. 한국인은 한일관계, 신뢰도, 친밀감 모두 대폭 올랐고, 일본인은 비슷했다.한편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 한국은 ‘기대한다’가 65%, 일본은 ‘기대하지 않는다’가 57%였다. 새 정부에서 향후 한일 관계는 한
한일 양국은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조약을 맺고, 수교하게 되었다. 한일 관계는 날씨처럼 맑았다가 흐리고, 비 온 뒤 다시 개인다. 수교 30주년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수상이 식민 지배에 대해 현직 총리 최초로 사죄하였다. 수교 40, 50주년에는 긴장 상태였고, 60주년인 올해도 상반기는 점등식에 그쳤지만, 이제부터 활발하게 진행되리라 본다.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라고 밝히자, 일본에서도 크게 반겼다. 양국 정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20일 남짓 남았다. 이번 선거는 헌재의 대통령 파면 선고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아 선출되었고, 범야권의 후보가 되었다.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을 거친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를 둘러싸고 당 집행부의 폭주에 결연히 맞서 최종 후보가 되었다. 범여권 빅텐트 협상도 하겠지만, 김문수 대 이재명의 결전이 되리라 본다. 두 후보의 삶의 궤적과 이룬 성과, 향후 비전과 계획이 담긴 공약을 살펴보겠다.첫째, 삶의 궤적에서 김문수는 고교, 대학 때 민주화운동을 하다 제적당해 재봉 보조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개표일이 6월3일로 정해져 이제 49일 남았다. 주춤거리는 대한민국을 다시 달리도록 이끌 훌륭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그간 대통령들의 공과를 살펴보고 어떤 대통령후보를 택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자.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뛰어난 국제정치력과 뚝심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었고 토지개혁을 단행하여 자본주의 기틀을 만들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잘 살아보세’라는 경제부흥에 대한 신념과 강력한 지도력으로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두 분은 아쉽게도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3선 개헌을 하였다.전두
벽돌 사이로 봄빛이 비치는가 싶더니, 대학 교정이 학생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활기를 불렀는지 캠퍼스는 이내 봄꽃으로 가득 찼다. 지금은 벚나무 가지가 서로 닿아 마치 벚꽃 이불 속을 걷는 듯한 꽃길이 펼쳐져 있다. 젊은이들이 마음껏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올해는 16년 만에 ‘대학 등록금 동결’이 깨어지고, 다수의 대학이 5% 선에서 등록금을 인상했다. 앞으로도 올릴 계획들을 하고 있다.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하는 동안 복수전공 등 여러 명분을 세워가며 졸업학점을 줄여 나왔다. 내가 학생 때에는 160학점을 이수해야 졸업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한남동 관저로 돌아갔다. 5일 후, 감사원장,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사 3명이 탄핵심판에서 전원 기각되어 직무에 복귀하였다. 아직 대통령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남아있지만 100여 일 간의 혼란도 일단락되리라 보인다. 이번 일을 겪으며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첫째, 삼권분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는데 대통령과 행정부를 꼼짝 못 하게 만든 입법부야말로 제왕처럼 보였다. 더구나 국회의원은 유명무실한 국민소환제 밖에 제재 수단이 없어 다수의 힘자랑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무력감도 맛보았다.
우리 젊은이들이 지난달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훨훨 날아올랐다. 대륙별 스포츠대회 중 유일한 동계대회인 이 대회는 1986년부터 시작하여 4년마다 열리는데, 올해가 9회째이다. 대회는 1999년 한국,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것을 제외하고는 중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개최하고 있는 실정인데, 흥미롭게도 개최국인 중국이나 일본이 번갈아 1위를 하고 한국은 3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다가 한국은 개최국일 때와 지난 2017년 삿뽀로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34개국 1295명의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미국 만들기(Make America Great Again)’로 당선되었고, 공약을 실행하고 있다. 불법 이민을 막아 자국민 일자리를 보호하고, 유가 인하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물가를 낮추려 한다. 이와 함께 강한 힘을 바탕으로 미국 중심으로 세계 질서를 재편하고, 전략 품목의 국내 생산도 늘리겠다고 한다. 미국 국민은 다소 엉뚱하고 거칠어도 그의 신념과 실천력을 믿고 지지한다. 반면 외국에서는 불만스러워도 받아들이거나 협상으로 피해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2월 7일 정상회담을
이번 연말 연초에는 국내외에서 대형 여객기 사고들이 잇달았다. 삼대가 함께 세상을 떴다는 등 사고는 애달픈 사연들로 도배된다. 애달픈 사연이 있는 사람만 죽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는 기묘한 사연을 지니고 생활하고 있는데, 사고가 나면서 그것이 한순간에 드러나는 것이리라. 그래서 우리는 희생당한 사람을 나같이 느끼게 되고, 또 안타까운 마음으로 원인을 조사해서 대책을 세우자고 외친다. 그럼에도 늘 반복되는 녹음테이프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방법 중 하나는 평소에 제대로 된 상식을 쌓아야 하는 점임도
입춘이 지나갔지만 꽃샘한파로 두터운 외투와 목도리는 아직 필수품이고 주위에는 여전히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겨울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로나19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hMPV) 등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 중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호흡기 질환 감염이 많아진 것 같다.많은 이들이 독감은 감기가 심한 것이고 독감 예방접종을 맞으면 감기도 잘 안 걸린다고 생각하는데 감기와 독감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를 포함한 200여 개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나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내 일처럼 도왔다. 비상계엄으로 놀란 가슴을 거듭 저미게 했다. 2025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우리는 꿈이 있기에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항공이 첫 번째 과제다.사고 직후에 저비용항공사(LCC)의 과다 운항과 정비 불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어 공항 인근의 새 떼 서식지와 활주로 끝의 콘크리트 둔덕이 등장했다. 곧바로 항공사는 운항 횟수 감축과 정비 강화를 내놓았고, 국토교통부는 다른 공항 콘크리트 벽은 철거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책에 불과하므로 항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구성원의 과반수가 찬성한다고 들린다. ‘TK 통합 지지’를 공식 선언하는 기관이나 단체들도 나타난다. 또한 14일 개통될 대경선으로 대구·영천·경산·김천·구미·청도·고령·성주·칠곡을 아우르는 공동생활권이 형성되고 대중교통도 환승이 된단다. 적지 않은 이들이 행정통합의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과연, 좋은 시스템과 덜 좋은 시스템을 가진 서로 다른 지자체들이 만나면 행정방침은 어느 쪽으로 갈까?얼마 전 길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얼굴을 다쳤다. 응급실에 가서 입술을 꿰매고, 이곳저곳 붕대를 붙이고 소란을 떨었다.
아침이 되면 이곳저곳에서 카톡이 온다. 그런데 돌고 있는 메시지들이 대부분 보람있게 잘 살기 위한 충고들이다. 꼭 중고등학교 시절 조·종례 시간에 담임 선생님이 뇌이던 얘기들과 비슷하다. 선생님이 조회나 종례를 길게 하면 학생들이 신주머니를 빙빙 돌리면서 빨리 일어나서 나가려고 하던 기억이 있다. 먼저 끝난 반 학생들은 창문으로 고개를 드리밀며 제 친구들에게 온갖 신호를 보내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메시지들을 골라서 보내고 받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교훈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살가운 인사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를 차기 대통령으로 다시 뽑았다. 그는 법인세를 낮추고 관세를 높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고물가에 지치고 불법 이민자에게 일자리를 뺏긴 민주당 지지자들이 트럼프로 돌아선 것이 결정타였다.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참패한 것도 고물가, 저임금이 속내였고, 금권정치 처단은 표면적 이유였다. 우리도 다음 대선에서 경제가 핵심 쟁점이 되리라 본다.트럼프 당선자가 속전속결로 자신의 공약을 이행할 각료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효율부 장관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부모님께서는 대전 현충원에 계신다. 어머니를 아버지 곁에 모신 첫해 성묘였다. 동생네보다 내가 먼저 도착했기에 꽃을 갈아드리고 그 옆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우리 묘를 비켜 두 줄 앞에 꽃이 없는 묘가 눈에 띄었다. 묘비에는, ‘1952년 11월 13일 금화지구에서 전사한 육군 이등 중사 〇〇〇’라고 쓰여 있었다. 아버지가 2003년에 돌아가셨는데, 같은 해 안장된 분이다. 전사한 지 50년도 더 지난 후에 유해가 발굴된 모양이다.6·25 전사자면 결혼 전이었을 수 있다. 부모는 이제는 아들 보러오기에 몸이나 시간이 자유롭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