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나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내 일처럼 도왔다. 비상계엄으로 놀란 가슴을 거듭 저미게 했다. 2025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우리는 꿈이 있기에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항공이 첫 번째 과제다.

사고 직후에 저비용항공사(LCC)의 과다 운항과 정비 불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어 공항 인근의 새 떼 서식지와 활주로 끝의 콘크리트 둔덕이 등장했다. 곧바로 항공사는 운항 횟수 감축과 정비 강화를 내놓았고, 국토교통부는 다른 공항 콘크리트 벽은 철거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책에 불과하므로 항공산업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항공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전을 위해 승객은 몸 검사도 기꺼이 응하고, 승무원은 비상 대처법을 알려주고, 항공사는 정비 점검에서 이상이 없어야 출발시킨다. 공항은 높은 산, 동물 서식지는 피하고, 공항 담도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만든다. 활주로가 짧고 주거지에 인접한 곳은 활주로 끝에 이탈방지시스템(EMAS)을 설치해야 한다. 방심과 불감증은 금물이다.

둘째, 공항 건설 운영에 지자체 참여가 필요하다. 건설유지비 전액을 국비에 의존하지 않고, 일본처럼 일정 부분은 관련 지자체들이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항을 만들어 비행기와 관광객이 많이 오면 지역에 수익이 늘어나므로 일부를 부담해도 무리가 없다. 그러나 이용객이 거의 없는 공항은 지역에 부담만 안겨주므로 스스로 공항 건설을 반대할 것이다.

셋째, 공항은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무안공항 개장 때 여객 수요를 연간 519만 명으로 예상했는데 2023년에 23만 명에 불과해 253억 원 적자가 났고, 그간 흑자는 없었다. 민간기업이라면 사업타당성분석을 철저히 했는데도 수요예측이 틀려 적자가 예상되면 도중이라도 계획을 변경하고, 흑자 전환이 어렵다면 아예 접는다. 공항도 기업처럼 하면 된다.

넷째, 미래 항공에 맞춰 공항도 변해야 한다. 교통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며 철도는 더 빨라지고, 버스, 택시도 자율주행이 머지않았다. 에어택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도 실현,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미래 항공기 이착륙 터미널도 필요하게 된다. 이용자가 줄어드는 공항은 훈련비행장, 미래 교통 터미널 등 새 길을 찾아야 한다.

다섯째, 저비용항공사의 경영 안정화가 필요하다. 미국은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9개, 일본은 피치항공 등 7개, 우리는 제주항공 등 10개 사다. 과잉으로 경쟁이 치열하여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근거리 노선에 진출하며 활로를 찾는 듯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재정난에 빠졌다. 이후 회복 중이지만, 합병으로 체질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

여섯째, 항공 활성화는 관광에 달려 있다. 지방공항은 주민들이 해외나 타지로 갈 때와 외국과 다른 지역 관광객이 올 때 이용된다. 그런데 제주 이외의 국내여행은 항공 이용이 드물고, 국민 해외여행도 일본처럼 성장이 둔화할 전망이다. 이제 외국 관광객 유치가 지방공항과 지역 활성화에 필수조건이 되었다. 서울 못지않은 교통, 안내, 숙박에다 향토색 넘치는 먹거리, 관광 거리로 경쟁해야 한다. 항공이 관광과 한배를 탔다.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