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직영 비중 높은 상가의 경우
구체적 특약조항 명기·위험 대비
1층은 입지·상부층 수익률 고려
집합상가의 허와 실을 알아보는 두 번째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번에는 건축주, 이른바 ‘회사 직영’의 비중이 높은 상가를 살펴보자. 건축주 입장에서 보면, 분양을 조기에 마감해야 금융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상가 일부를 직영 매장으로 돌리고, 유명 프랜차이즈점을 넣게 된다. 그리고 해당 브랜드를 앞세워 해당 상가와 나머지 상가를 함께 분양하는 전략을 세워간다. 인테리어에 들어간 비용까지 경비로 처리할 수 있으니 크게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경우도 병원 사례와 마찬가지로 사업이 종료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대게 이런 경우 보증금에 비해 월세 비율을 과도하게 책정하고, 연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분양을 촉진시킨다. 물론 수익률 면에서 매력이 있겠지만, 보증금 비중이 낮다 보니 세입자가 마음먹고 월세를 연체할 경우 담보력은 떨어지고 사면초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상가 분양을 위해 브랜드를 악용하는 셈이다. 장사가 잘되면 본인들이 가져가고, 안되더라도 다른 상가의 분양수익에서 보증금 정도는 보존할 수 있으니 이제는 관행처럼 자리잡힌 듯하다. 이 경우에도 분양계약서에 구체적인 특약조항을 명기하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지은 지 10년 이상 된 자리 좋은 구축 상가도 신축 분양상가 못지 않게 인기가 많은 편이다. 오히려 신축보다 상권이 이미 검증되어 있고,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일반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집합상가에 투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목 좋은 자리, 즉 입지가 뛰어난 곳에 1층 집합상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상부층에 비해 공실률도 낮고, 상대적으로 재산세 부담이 낮은 점, 그리고 공실 시 관리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목 좋은 곳에 1층 투자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소유자 대부분이 그들 만의 리그를 펼쳐지고 있고, 무엇보다 부동산 상품으로서 희소성이 있다 보니 인근 상가에 비해 매매금액의 편차도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가에 대한 부담 없이 장기 보유에 따른 자본 이득까지 충분히 고려하여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대출금리 상승이 지속되거나, 또 인상된 금리가 내려갈 조짐을 보이지 않는 바로 지금 같은 상황이 오면 하나둘 매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또한 금리 인상 시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짙어지기 마련이다. 만약 관심 가는 곳이 1층이라면 수익률보다는 입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반면 관심상가가 상부층이라면 입지보다는 현재 임차된 업종과 수익률을 먼저 생각하고 공실 리스크를 줄이는 쪽으로 투자 방향을 잡아야 한다.
모든 수익형 부동산이 그러하듯 집합상가도 대표적인 ‘고리스크 고수익’ 상품에 속한다. 집합상가가 건물이나 빌딩에 비해 투자금이 낮아서 쉽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만큼 함정도 많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무턱대고 가격이나 수익률만 고집하지 말고, 현재 임차 상태를 꼼꼼히 따져보기를 바란다.
특히, 매도인에게 통장 입금내역을 요구하여 기간 내 월세가 연체된 사실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월세도 주변 시세 대비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확인하고, 향후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점검해 봐야 한다. 만약 월세가 주변에 비해 너무 높게 형성되었다면 당장은 좋을 수 있겠지만, 현재 임차인이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수인이 상가를 직접 사용해야 한다면, 현재 임차인의 법정 갱신요구권이 10년으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여 최초 계약일로부터 남은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 후 매입을 결정해야 한다.
김준영 빌사부 부동산중개법인 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