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속 갈등 빚어지는 경우 많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숙지 중요
미리미리 관련 법규들 공부해두길

김준영 빌사부 부동산중개법인 본부장
김준영 빌사부 부동산중개법인 본부장

건물 투자는 매입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당장 공실 해소를 위해 여러 명의 세입자를 상대해야 하며, 시설물의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지함으로써 건물의 가치를 끌어올려야만 한다. 이러한 과정은 양도 시 매도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요컨대 취득에서 보유, 양도 시점까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건물은 매각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다른 형태로 제조업, 요식업, 병원 등 본인의 사업운영비 또는 생활유지비를 충당할 목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 혹은 상속을 목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기도 한다.

먼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한 수단에 접근해 보자. 지난해 초 지역에서 육가공과 반찬 및 식자재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경영하는 M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과거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집밥족’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유통업체에 엄청난 수익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덩달아 오프라인 매출을 기반으로 하는 식자재마트도 동반 상승하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비대면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되면서 시장이 완전히 온라인 중심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고통받던 2020년 한 해에만 약 14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95% 상승한 것만 보더라도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 결과가 아닐까.

‘온라인은 살고, 오프라인은 죽는’ 시대 변화의 흐름 속에서 부동산시장도 덩달아 춤을 추었다. 다행히 나를 찾은 M대표는 이러한 변화를 읽고 있었고, 막대한 수익을 법인부동산 취득으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대형 유통업체와 협업 관계를 형성하며 지금도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고, 이제는 부동산 개발을 꿈꾸고 있다.

성주에서 참외농사로 부자가 된 K씨는 상속세가 늘 걱정이다. 아들이 취득한 서울 요지의 꼬마빌딩 인근에 개발 호재가 터지면서 가치가 폭등한 것이다. 결국 세무상담을 받고 법인부동산으로 전환을 권유받았다고 한다. 개인의 경우 임대소득에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반면, 법인 임원을 가족으로 구성하여 각각 보수를 지급함으로써 소득 분산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양도소득세를 보더라도 가족 간의 매매를 통해 상속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서 가족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부동산 투자 및 개발에서 법인부동산 취득은 상당히 중요한 영역이기에 다음에 제대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이렇듯 투자 목적에 따라 개별적으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건물을 보유하는 동안 지켜야 할 수칙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크게는 세입자들의 임대차 관리와 유지 보수를 위한 시설관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임대차의 경우 우량 세입자를 찾는 것에 각고의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건물을 훼손하기 쉬운 업종이나 불법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세입자는 피해야 한다.

건물의 경우 업종이나 규모를 막론하고, 여러 명의 임차인을 상대로 끝없는 협상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숙지한 상태에서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은 만료시점에 가서 월세 협상과 더불어 계약기간을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철거 후 명도를 할지 논의하게 된다. 이때 쌍방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면서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 도달해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뒤적여서는 곤란하다. 건물주가 되기 위하여서는 미리 미리 관련 법규를 공부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김준영 빌사부 부동산중개법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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