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일본 참의원 선거가 7월 20일 있었다. 참의원은 상원에 해당하며, 임기가 6년이다. 하원인 중의원은 임기 3년이나 국회해산이 되면 선거가 치러진다. 참의원은 3년마다 절반씩 선거를 통해 바꾸는데, 이번 제27회 참의원 선거에서 총 248석 가운데 비 개선 보궐 1석을 포함한 125석을 뽑는다. 현재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비 개선 75석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번에 50석을 얻으면 절반이 넘는다. 그러나 자민당이 39석, 공명당이 8석을 얻어,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125석 가운데 75석은 선거구에서 뽑고, 50석은 비례 대표로 선출했다. 특히 1인 선거구가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데 지난 선거에서 32석 가운데, 자민당이 28석을 얻었으나, 이번에는 14석이 되어 반으로 줄었다. 여기에 다수 선거구에서도 이전까지는 여야 대표인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후보가 거의 나눠가지기 식이었으나, 이번에는 국민민주당과 참정당이 약진하며 이 틀이 깨지게 되었다. 비례 대표도 자민 12석, 공명 4석, 입헌, 국민민주, 참정당이 각각 7석씩을 얻었다. 즉, 보수의 자민당(-13석)을 지지하던 이들이 참정당(+13석)으로 갔고, 정권에 불만을 가진 이들은 국민민주당(+13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중의원, 참의원 모두 소수 여당이 되었다. 그렇다고 야당으로 정권이 당장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야당이 모두 뭉치면 정권교체도 가능하지만, 야당 사이에 정책, 지향점이 크게 달라 통합이 어렵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지난번 중의원, 도쿄도 의회에 이어 참의원 선거마저 참패했기 때문에 책임론이 나오고, 총리가 사임하는 것이 상례이지만, 이시바 총리는 대미 관세협상 해결 등을 위해 계속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결국 자민당은 공민당, 국민민주당 혹은 다른 당과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대연정을 펼 수밖에 없게 되었고, 정국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리라 본다.
이번 선거의 초점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하나는 물가 인상으로 생긴 생활고 해소 대책으로 자민당은 1인당 2만 엔씩 지원금을 나눠주겠다고 했고, 야당은 소비세 감세를 주장하였다. 또 하나는 외국인 규제 강화다. ‘일본인 퍼스트’라는 구호의 참정당과 ‘실질 임금을 늘리자’를 내건 국민민주당은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규제 등을 주장하고, 정부를 비판하며 지지를 얻었고, 의석도 늘어났다. 한편 ‘외국인과 상생해야 한다’는 입헌민주당은 증감이 없었고, 공산당은 4석이 줄었다. 결국 외국인정책에 따라 승패가 갈린 셈이다.
미국 우선주의로 트럼프 대통령도 승리했고, 일본인 퍼스트도 득세했다. 세계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로 흐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나라뿐만 아니라 단체나 개인도 비슷하다. 내로남불, 남이야 어떻게든 나만 잘 살고, 이기면 된다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과거에도 부국강병만 추구하다 충돌이 생겼고,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국제연합(UN)을 통해 세계 평화와 국가 간 우호 증진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대로 가다 파국을 맞이하기보다 지금부터라도 공존을 위해 절제와 협력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