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서 정직함’이 판단의 시작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내면 성찰
인생 바꾸는 주체적 투자 이끌어

김준영 빌사부자산관리연구소장
김준영 빌사부자산관리연구소장

부동산 투자의 시작은 곧 나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자기계발서 속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현실이라는 이름의 갈림길 앞에서 길을 찾기 위한, 아주 실제적이고 절박한 나침반이 된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자기 이해는 자아실현을 위한 출발점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만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흔들림 없이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내가 과연 어떤 투자자가 되고 싶은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결국 자신에게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를 묻는 그 순간부터, 투자는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닌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궤도를 수정하는 중대한 선택지가 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는다. 정말 그 결정이 내면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타인의 기대와 사회의 압력에 떠밀린 결과인지조차 분별하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처음부터 주체적이지 않았다. 원치 않았던 조건 속에서 타인의 기대와 비교 속에 스스로 끼워 맞추며 살아간다. 조금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애쓰지만, 그 여정 속에서 정작 ‘진짜 나’는 점점 희미해진다. 하지만 바로 이런 순간에, 삶의 흐름을 되돌릴 기회가 찾아온다. 특히 부동산처럼 장기적인 안목과 감정의 절제가 요구되는 세계에서는, 자신을 이해하는 능력이 곧 생존의 기술이 된다. 소문에 흔들리고 분위기에 휩쓸리는 투자자는 결국 시장의 파도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이 세계에서 진짜 경쟁력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내 신념과 기준이 얼마나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투자는 숫자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인식의 전쟁이다.” 그래서 투자 여정의 출발점은 언제나 자기 자신과의 정직한 대화여야 한다. 불편하고 낯설 수 있지만, 그 침묵 속을 통과할 때 비로소 우리는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또렷하게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 투자는 단순한 수익 계산을 넘어,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성찰의 장으로 확장된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현금흐름, 부채비율, 감당 가능한 리스크를 있는 그대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돈 앞에서의 정직함’이 모든 판단의 시작이어야 한다. 감정이 배제된 숫자놀음이 아니라, 솔직한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 판단만이 진짜 선택이 된다. 혹시 지금, 타인의 성공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감을 잃고 있지는 않은가? 누군가의 수익률 앞에서 위축되고, 투자 실패의 기억 앞에 자신을 책망하고 있다면, 잠시 이렇게 말해보자.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자연스럽다.” “나는 이 시간을 견디고 있고, 이 역시 나의 일부로서 성장할 것이다.”

하루에 단 몇 줄이라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기록해보자. 아주 단순한 이 습관이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는 놀라운 힘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한 문장씩 쌓이다 보면, 당신이 진짜 원했던 것과 당신을 붙잡고 있던 감정의 실체가 점차 선명해진다. 그 안에서 비로소 자신만의 투자 기준이 다시 세워진다. 불안은 피하면 커지고, 마주하면 작아진다. 감정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통로이자 나를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결국, 투자는 나를 이해하는 일이다. 좋은 투자자는 시장을 꿰뚫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 이해는 수치나 데이터가 아닌, 오직 자신과의 정직한 대화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자.

김준영 빌사부자산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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